언어는 소리이고, 영어는 언어이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
우리는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대부분 글로 시작하였다. a는 '아', s는 '스', g는'그',... banana는 '바나나'. 와 대단한 걸 영어를 읽을 수 있다니... 그런데 danger는 '단거'가 아니고, monkey는 '몬케이'가 아니고, 그렇게 짜릿했던 banana, piano 도 '버네너', '피애노' 였다. 모호하다. 애매하다. 이상하다고 형이나 누나 또는 엄마에게 물어봤으나, 자기도 모르겠고, 원래 영어는 모호한 거라 했다.
하지만 그렇게 모호하게 시작해서 책을 봤다. 그리고 영어는 글자와 다르게 발음기호가 있어서 그때그때 달랐다. 그냥 외우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외웠다. 아주 열심히 'Hi, james!' '하이, 제임스' 이렇게 말이지. 'how are you?' '하우 아ㄹ 유?' 그래서 이것이 맞는 줄 알았다. 왜? 그렇게 읽으니 선생님이 아주 잘 읽었다고 했다. 친구들과 이렇게 영어로 대화도 했다. 와! 나도 영어를 할 수 있었다. 우리끼리....
https://www.youtube.com/watch?v=jY6nJ5bWTbQ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영어가 이렇게 되어 버렸다.
'I just want to go to there.' '나 단지 그곳에 가기를 원해' '아이 저스트 원트 투 고 투 데어'(참 잘 읽었어요) => '아이 저스 워나트 고 데얼'(혀 꼬우지마!) 어차피 영어스럽지 않거든!.
게다가 우리는 듣기 평가를 하기 위해 연음이 무엇인지도 배운다. t는 보통 소리가 나지 않고 to는 '나'로 발음 되고. 이런 식으로 문장 소리는 또 따로 배워야 했다. 단어, 단어는 일단 발음과 맞지 않는 스펠링을 배우고, 발음기호에 맞추어 소리를 배우고, 악센트에 맞추어 소리의 강약을 배우고, 그리고 문장 안에서 단어끼리 상관관계에 의해 묵음과 연음을 배우고 나서 비로소 비스무레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미국인은 우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하하하. 헐~~
나는 중국에 친구 따라 놀러 간 적이 있다. 어떤 일이 생겨 3개월 중국에서 중국 가정에서 체류하게 되었다. 중국에 갈 때에 한자는 한국에서 배운 번자체, 그것도 한국 발음만 알았고, 중국어는 한 마디도 못했다. 한마디는 알았다. '밥 먹었어?' 이걸 중국 말로 하면 욕하는 것 같다. 하여튼 3개월 중국 가정에서 중국 말을 배웠다. 그냥 듣고 따라 했다. 그런데 20년도 지났지만, 지금도 중국 말을 한다. 잘 들린다. 단어를 몰라서 정확히 말을 못 하지만 의사소통도 한다. 그때 북방 말을 배웠는데 중국인들도 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다른 지방에서 와서 어눌한 중국어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글자는 못 읽는다. 한국에 돌아와서 대학에서 제2외국어를 중국어를 했는데, 중국 말이 이렇게 복잡하고, 발음도 4성(같은 소리에 4가지 소리 내는 법)이 있는지 그때 알았다. 4성뿐만 아니라 칭성(소리가 대충 묻어 나가는)의 예외 규칙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1학기(약 4개월) 중국어 수업을 받은 아우도 중국어를 할 줄 몰랐다. 교과서도 제대로 읽어내는 사람도 없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띠이커 즁구어 쓰 쯔씽츠 왕구어.' '제1과 중국은 자전거 왕국이다.' 문법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중국에 가서 얼마 되지 않아, 그 집 할아버지와 저수지에 낚시를 하러 갔다. 할아버지는 낚시하고 있는 다른 할아버지에게 '노털 띠아위 조메?' 이렇게 물어봤다. 대답은 '메욜라.' 이 말은 '영감탱이야 물고기 좀 잡았어?', '없어.' 이 말이다. 처음 알았던 중국어는 '조메?' 였다. 한국에 와서 일반교양으로 중문과 4학년 수업을 들었다. 학점 받아보려고, 그때, '조메?' 의 용법이 고급 중국어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요메이요?'라고 의문문에 쓰이지만, 친근한 사람끼리 '조메?'라는 문법을 쓰기도 한다. 이렇게 말이지.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 한국어를 물어보았다. 유튜버 자동 번역기를 한국어를 맞추어 놓고 한국 정치 방송을 보는데, '한국 땅'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the land of Korea'라고 했더니, 자기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안 맞는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보니까. 민주당과 한국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민주당은 잘 나오고 한국당은 '한국 땅'이라고 자동번역되었다. 그래 맞다. 우리가 발음할 때, '당'이라고 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땅'이라고 발음한다. '국' 받침에 'ㄱ'이 있어 '당 -> 땅'으로 바뀐다. 한 번도 이걸 생각하고 정확히 발음하지 않는다. 그냥 정확히 발음하지. 이걸 어찌 설명할꼬.
영어학습 방법
1. 영어 단어에 신경 쓰지 말자.
2. 영어 스펠링에 신경 쓰지 말자.
3. 영어 발음에 신경 쓰지 말자.
4. 그냥, 언제 이 말을 쓰는지 알고, 여러 네이티브가 그 말을 쓰는 것을 충분히 듣자. 너무 많이 들으면, 저절로 말이 나온다.
언어학습의 단계
언어학습의 단계에 맞추어 언어를 배워야 한다. 각 단계가 완성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의미가 없고 힘만 들게 되어 있다.
1단계: 원어민이 무슨 의도와 뜻을 가지고 말하는지 안다.
2단계: 가능한 많은 사람들(아이, 어른, 늙은이, 영국, 미국, 여자, 남자, 흑인, 스페인계,...)이 같은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들어봐야 한다.
3단계: 저절로 내가 그 말을 할 때까지 들어야 한다. 소리를 내려고 연습하지 말자. 잔에 물이 차서 넘치면 저절로 소리는 나온다.
4단계: 이렇게 배워진 수많은 표현 (1만 가지 표현 정도)과 단어(2,000개)이면 기초가 다져진다. 이때까지 단어, 스펠링, 문법, 이런 거 신경 쓰면 안 된다.
5단계: 많은 스토리가 있는 유튜브, 영화, TV 쇼를 본다. 여기에서 (2만 단어까지) 자동으로 추측하고 배워진다.
6단계: 책을 읽는다. 쉬운 것부터 (책을 읽으면, 마치 원어민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단계를 반복한다.)
7단계: 글을 써본다. 스펠링도 맞추어보고 문법도 맞추어보면서, 원어민 교사에게 첨삭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는 1단계, 2단계를 건너 뛰고 7단계부터 영어를 배웠다. 그래서 못 배우는 것이다. 열심히 하면 4단계까지 6개월이면 충분하다. 제발 공부하지 말자. 공부하면 영어를 영원히 할 수 없다.
오늘은 영어의 소리의 중요성과 공부 과정을 설명하였습니다. 매주 1회씩 연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단계까지 학습에 도움을 주는 앱을 아래와 같이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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